러닝 수직진폭(VO)은 낮을수록 좋을까? 가민 수직진폭·수직비율 보는 법
러닝 수직진폭(Vertical Oscillation, VO)은 한 걸음 동안 몸의 무게중심이 위아래로 움직인 거리다. Garmin에서 이 값이 낮다고 항상 좋은 러닝을 뜻하지는 않는다. GCT·보폭·수직비율과 함께 봐야 같은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읽을 수 있다.
같은 VO 감소라도 지면접시간(Ground Contact Time, GCT), 보폭, 체공시간이 어떻게 변했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불필요한 상하 움직임이 줄어든 결과일 수도 있고, 보폭이나 체공이 함께 줄어 몸이 덜 뜨는 결과일 수도 있다. 그래서 수직진폭은 절대값보다 다른 지표와의 조합, 그리고 같은 조건에서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는 편이 낫다.
Garmin 러닝 다이나믹스 지표를 한 걸음의 순서로 정리한 글에서 다뤘듯, 이 숫자들은 한 걸음이라는 하나의 사건을 서로 다른 각도에서 본다. VO도 그중 하나다.
실제로 내 비교에서는 GCT는 짧아지고 LSS는 올라갔는데 VO는 오히려 조금 커졌다. VO 하나만 봤다면 나빠진 변화처럼 읽을 수 있었다. 이 글에서는 Garmin 수직진폭을 낮춰야 할 목표값으로 보기보다, GCT·보폭·수직비율과 함께 어떤 방향으로 읽어야 하는지 실제 기록과 연구를 따라가며 확인한다.
Garmin에서 수직진폭과 수직비율이 반대로 움직일 때
먼저 화면 하나를 보자. 페이스가 붙는 구간에서 찍힌 러닝 다이나믹스 화면이다.

이 화면에서 봐야 할 지점은 두 줄이다. 페이스가 빨라지자 VO는 올라갔다. 같은 순간 수직비율(Vertical Ratio, VO ratio)은 내려갔다. VO ratio는 VO를 보폭으로 나눈 값이다. 한 걸음에 얼마나 나아갔는지에 비해 얼마나 튀어 올랐는지를 %로 보는 지표다. 페이스가 올라가면 보폭이 VO보다 빠르게 늘어나니 VO는 커지고 VO ratio는 작아진다. 여기까지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색이다. 같은 다리, 같은 걸음에서 나온 두 숫자인데 하나는 색이 한 단계 내려가고 하나는 한 단계 올라간다. 어느 쪽을 믿어야 할까? 이 질문이 이 글의 출발점이다.
러닝 수직진폭은 왜 낮을수록 좋다고 보기 어려운가
케이던스는 방향이 대체로 한쪽이다. 지나치게 낮으면 불리하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지면접촉시간(Ground Contact Time, GCT)도 비슷하다. 같은 속도에서 GCT가 짧아지는 것은 대체로 착지를 처리하는 방식과 연결된다. 이것 역시 검증할 대상이지만, 적어도 방향은 하나다.
VO는 다르다. VO가 낮아지는 길이 하나가 아니다. 불필요한 상하 움직임이 줄어서 낮아질 수 있다. 보폭을 잘게 끊어 아예 뜨지 않아서 낮아질 수도 있다. 지쳐서 몸이 뜨지 못해 낮아질 수도 있다. 세 경우 모두 화면에는 같은 방향의 화살표가 찍힌다. 그런데 의미는 서로 반대다.
이렇게 되는 것은 VO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원인이 아니라, 케이던스·보폭·접지시간·체공시간이 조합된 끝에 나오는 결과값이기 때문이다. 결과의 방향만 보고 원인을 거꾸로 짚으면, 여러 원인 가운데 하나를 임의로 고르는 셈이 된다.
문헌이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
그렇다면 “VO는 낮을수록 좋다”는 통념은 어디서 왔을까? 이는 근거가 아예 없는 말은 아니다.
여러 연구를 묶어 러닝 이코노미와 관련된 동작 요인을 정리한 2024년 메타분석에서, 수직 움직임이 클수록 러닝 이코노미가 나빠질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1] 러닝 이코노미는 같은 속도를 유지하는 데 드는 에너지 비용이다.
하지만 다른 실험 결과도 있다. 러너에게 실시간 피드백을 주면서 수직 움직임을 평소보다 낮추도록 직접 조작한 연구에서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2] 수직 움직임을 낮췄는데 대사비용은 나아지지 않았고, 몇몇 조건에서는 오히려 늘어났다.
두 결과는 모순처럼 보이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VO가 큰 러너들은 대체로 이코노미가 나쁘더라”는 관찰이다. 두 번째는 “VO를 낮추면 이코노미가 좋아지는가”라는 개입이다. 두 값이 같이 움직이는 것과, 하나를 바꾸면 다른 하나가 따라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이 블로그가 매번 붙잡고 있는 상관과 인과의 구분이 여기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문헌은 “높으면 불리할 수 있다”까지 말한다. “낮추면 좋아진다”는 말하지 않는다.
같은 수직진폭 감소, 반대의 의미
VO가 낮아졌을 때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함께 움직인 다른 숫자가 알려준다. 여기서 두 지표를 더 꺼내야 한다. 다리 강성(Leg Spring Stiffness, LSS)은 다리를 하나의 스프링으로 봤을 때 얼마나 단단하게 눌렸다 되돌아오는지를 나타내는 값이다. 체감 강도(Rating of Perceived Exertion, RPE)는 같은 페이스가 얼마나 힘들게 느껴졌는지를 스스로 매긴 값이다.
아래 표는 같은 “VO 감소”가 어떤 지표와 짝을 이루느냐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읽히는지를 정리한 것이다. 오른쪽 열은 어디까지나 가능성이다.
| 함께 달라진 것 | VO 감소를 읽는 법 |
|---|---|
| GCT 유지 또는 감소, LSS 유지 또는 증가, 심박·RPE 변화 없음 | 불필요한 상하 움직임만 줄었을 가능성 |
| 보폭이 잘게 끊김, GCT는 그대로, 체공시간 감소, 심박·RPE 상승 | 케이던스 숫자를 맞추느라 체공까지 잘라냈을 가능성 |
| 장시간 달린 뒤, 체공시간과 최대 수직력이 함께 감소 | 피로로 몸이 뜨지 못하는 상태일 가능성 |
셋째 줄이 결정적이다. 초장거리 달리기 전후를 비교한 연구에서, 달린 뒤 피로 상태의 러너는 체공시간이 줄고, 무게중심의 수직 움직임이 줄었으며, 최대 수직력 또한 줄었다.[3] 화면만 보면 VO는 “좋아진” 쪽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이걸 폼이 개선됐다고 주장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같은 방향의 화살표가 첫째 줄에서는 개선이고 셋째 줄에서는 저하다. VO 숫자 하나로는 이 둘을 가를 수 없다.
지면접촉시간이 줄었는데 수직진폭이 올라갔다면
반대 방향도 마찬가지다. VO가 올라갔다고 해서 자동으로 나쁜 신호는 아니다.
케이던스가 그대로라면 한 걸음에 걸리는 시간은 그대로다. 그 시간은 땅에 붙어 있는 시간(GCT)과 떠 있는 시간(체공시간, Flight Time)으로 나뉜다. GCT가 줄면 체공시간이 그만큼 늘어난다. 더 오래 떠 있으면 무게중심은 조금 더 높이 올라간다. VO가 소폭 오르는 것이다.
이 가능성은 Garmin 러닝 다이나믹스 지표를 정리한 글에서 같은 페이스에서 GCT가 줄고 VO가 늘었다면 착지가 간결해지면서 체공이 늘어난 결과일 수 있다고 한 줄로 적어 둔 적이 있다. 그때는 그럴 수 있다는 추론이었다. 이번에는 실제 데이터가 하나 있다.
같은 페이스와 케이던스에서 주법을 비교한 GCT 실험에서는 케이던스를 172~177spm 범위로 고정한 채 달리는 방식만 바꿨을 때, GCT는 11.9ms 줄었고, LSS는 올라갔고, VO는 소폭 올라갔다. 케이던스가 고정돼 있었으니 줄어든 GCT만큼은 체공으로 갔을 것이고, VO의 소폭 상승은 그 체공이 늘어난 흔적으로 보인다. 위아래로 헛되이 흔들렸다기보다 땅에서 더 빨리 떠난 결과라는 쪽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그럴듯한 설명이다. 한 사람, 한 세션의 데이터라는 한계는 그대로다. 다른 페이스와 다른 날에도 같은 조합이 반복되는지는 아직 모른다.

이 조합, 짧은 GCT·긴 체공·조금 더 큰 VO는 실제로 존재하는 러너 유형과도 겹친다. 러너의 동작을 체공 중심 패턴과 접지 중심 패턴으로 나눠 본 연구들에서, 서로 다른 패턴을 가진 두 집단의 러닝 이코노미는 비슷했다.[4] 수직 움직임이 조금 더 큰 쪽이 덜 효율적이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낮은 VO 하나를 모두에게 같은 목표로 주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러닝 수직진폭은 무엇과 함께 봐야 하는가
VO를 읽을 때 나는 이 순서로 본다. 문헌에 나오는 절차가 아니라 앞의 문헌과 내 데이터를 놓고 내가 정리한 순서이다.
- 달리는 느낌과 리듬. 보폭을 억지로 끊고 있지 않은가.
- GCT. 같은 페이스에서 줄었는가, 그대로인가.
- 심박과 RPE. 같은 페이스에서 불필요하게 올라가지 않았는가.
- LSS. 유지되거나 올라갔는가.
- 그 다음에 VO. 위 네 가지와 어떤 방향으로 짝을 이루는가.
VO는 마지막이다. 앞의 네 가지가 같은 방향을 가리킬 때 비로소 VO의 방향에 의미가 생긴다.
한 가지 더. 여기서 말하는 높고 낮음은 전부 변화의 방향이지 절대값이 아니다. 같은 장비, 같은 코스, 같은 페이스에서 지난번보다 어느 쪽으로 움직였는가를 봐야 한다. 브랜드마다 VO를 산출하는 방식이 다르고, 센서를 어디에 장착하냐에 따라 같은 걸음에도 다른 숫자가 찍힌다. 그래서 몇 cm가 좋은 VO인지를 따지는 일은 이 글에서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
지금 손목에서 보이는 것과 더 봐야 하는 것
손목시계 하나로도 VO, VO ratio, 케이던스, GCT는 바로 보인다. 위 순서의 2번과 5번, 그리고 심박은 지금 당장 확인할 수 있다.
LSS와 체공시간은 손목만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추가 센서가 필요하다. 그리고 어느 지표든 한 세션의 숫자로는 판단이 서지 않는다. 같은 조건에서 반복해 찍힌 숫자가 쌓여야 방향이 보인다.
밝힌 것과 남은 것
이 글에서 확인한 것은 하나다. VO의 방향만으로는 좋고 나쁨을 가를 수 없고, 같은 VO 상승도 GCT가 함께 줄었는지에 따라 전혀 다르게 읽힌다는 것. 그리고 그 조합이 실제로 내 데이터에서 한 번 관찰됐다는 것.
남은 것은 첫 화면으로 돌아간다. 같은 걸음에서 VO는 색이 나빠지고 VO ratio는 색이 좋아졌다. 러너의 패턴에 따라 같은 VO 값이 다른 뜻이 된다면, VO와 VO ratio는 각각 어떤 지표와 묶어서 봐야 할까.
관련하여 함께 읽기
[가민(Garmin) 러닝 다이나믹스, 지면접촉시간과 수직진폭은 무엇을 말해줄까]
[같은 케이던스, 같은 페이스 — 주법을 바꾸자 접지시간(GCT)이 12ms 달라졌다]
[러닝 케이던스는 높을수록 좋을까 — 적정 케이던스를 판단하는 기준]
References
[1] 러닝 이코노미와 동작 요인에 관한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2024) —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11127892/
[2] 실시간 피드백으로 수직 변위를 조작한 실험(2012) — https://pubmed.ncbi.nlm.nih.gov/22027846/
[3] 초장거리 달리기 전후 스프링-질량 역학 변화 — https://pubmed.ncbi.nlm.nih.gov/21342691/
[4] 러너의 체공형·접지형 동작 패턴 연구 — https://pubmed.ncbi.nlm.nih.gov/26509380/ , https://pubmed.ncbi.nlm.nih.gov/27617625/